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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홈리스 구제를 지속할 이유

캐런 배스 LA시장에게 하고 싶은 질문중 가장 많은 것은 홈리스 관련이었다.     본지가 배스 시장과의 인터뷰를 위해 한 달 동안 접수한 질문 내용에는 항의성, 민원성, 제안성 질문 등 다양했지만 홈리스 정책에 대한 불만이 족히 30%는 넘었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아까운 세금을 계속 쏟아부어도 되는가’ ‘이제 할 만큼 했으니 냉정하게 집행하라’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다’ 등으로 구분된다.   제안성 질문에는 특히 ‘재활 의지’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지금은 홈리스가 됐지만 사회에 복귀해 경제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도와야 하지만 재활 의지가 없는 이들은 더는 도울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더 나아가 이들을 병원이나 특정 수용 공간에 ‘격리’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제안도 포함됐다. 이런 주장에는 경기 악화로 힘겨워하는 저소득층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모두 길거리에서 기약 없이 소진되고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이러다간 우리도 곧 죽겠다’는 항변도 있었다. 이제 2년 가까이 최선을 다했으니 제발 진로를 바꿔 달라는 읍소도 빠지지 않았다.     시장이 이런 한인 독자들의 질문과 제안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홈리스 구제 정책에 당분간 막대한 예산을 계속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바로 시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것이 시 정부 본연의 임무 때문이다.     LA지역에서 2023년에만 홈리스(unhoused people) 2000여 명이 사망했다. 사인은 중독, 사고, 살인 등 다양하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배스 시장은 취임 직후 홈리스 숫자나 원인을 구분하기보다는 “매일 시민 6명이 길거리에서 사망하고 있는 현실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의 발언에는 이런 길거리의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면서 시정 성과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렇다면 시 정부의 인위적인 ‘철거’ 또는 ‘격리’는 가능할까?     마침 연방 대법원이 오리건주에서 제기된 소송건을 심리 중이다. 단순히 홈리스가 길거리에서 노숙하는 행위를 교통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느냐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상식적인 기준으로 볼 때 원고 측인 시민단체의 ‘처벌 불가’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예상이다. 다시 말해 범법 행위가 없는데 노숙을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구금, 수용, 격리, 벌금 등 조치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홈리스를 단속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는 배경이다.         최근 본지에는 안타까운 한인 홈리스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LA한인타운 홈리스 텐트에서 혼자 쓸쓸히 삶을 마감한 한인 홈리스, 홈리스 사역을 하다가 본인도 홈리스가 되어버린 선교사의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이제 홈리스 문제는 결코 특정 인종이나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대규모 홈리스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더 큰 어려움이 닥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홈리스 이슈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제이콥 푸에르테 (22세)라는 소방훈련생의 이름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지난 4월 15일 교통사고 현장에서 인명 구조 활동을 벌이다 안타깝게도  2차 교통사고로 순직했다. 훈련 일정을 위해 출근하던 그는 새벽에 프리웨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목격하고 ‘배운 대로’ 나서다 제대로 꽃도 피우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소방국은 그를 최고의 영웅으로 배웅했다. 우리가 시청에 요구할 것은 제이콥의 성정 같은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시 정부가 시민들이 납부한 1달러의 세금도 헛되게 쓰지 못하도록 꼼꼼히 감시하는 것도 우리 모두의 몫이다. 최인성 / 사회부 부국장중앙칼럼 홈리스 구제 홈리스 구제 la한인타운 홈리스 한인 홈리스들

2024-05-06

LA시 홈리스 전담부서 만든다…시의회 만장일치…준비 본격화

LA시에 홈리스 구제를 전담할 부서가 만들어진다.   시의회는 지난 30일 회의에서 홈리스부(Department of Homelessness) 설립 추진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의원 13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홈리스 담당 부서의 설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논의된 바 있는데 정식 안건으로 처리되면서 관련 준비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건을 상정한 모니카 로드리게스(7지구) 의원은 “향후 홈리스 인구는 장기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해당 사안을 외부 또는 다른 기관과 협력하는 체제로 지속하는 것보다는 시행정부 내에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인 면에서 옳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시정부는 시 예산의 10%에 달하는 13억 달러를 홈리스 구제에 쏟았다. 올해 소폭 줄긴 했지만 1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쓸 예정이다.   부서 생성 배경에는 관련 부서들의 부패 우려도 한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정부는 카운티와 공조하고 있는 하우징 컨소시엄의 외부 감사를 위해 220만여 달러를 쓴 바 있다. 시정부 안에서 업무 관리 감독이 더 절실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이유다.   한편 시청 안팎에서는 해당 부서의 규모가 정해지는 가을쯤 부서 인력 충원과 출범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전담부서 만장일치 시의회 만장일치 la시 홈리스 홈리스 구제

2024-05-02

"재정적자 줄일 방안 강구 중"…캐런 배스 LA시장 시정연설

캐런 배스(사진) 시장이 두 번째 시정연설을 통해 홈리스 구제 등 지난 한 해 동안 ‘구태와의 싸움’을 벌였다고 시민들에게 보고했다.     배스 시장은 15일 오후 시의회에서 가진 연설에서 홈리스 구제 성과와 범죄 단속에 대한 경과 보고와 전망, 4억6700만 달러의 예상 재정 적자, 다가올 2028년 올림픽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다.     7월 시작되는 연간 예산은 이달 말에 공개될 예정인데 지난해 예산은 총 13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도 유사하거나 소폭 상승한 액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정부는 예산 중 10%를 홈리스 구제에 투입한 바 있다.       배스 시장은 “아직 채우지 못한 2000여 개의 공석을 사실상 제거함으로써 1억5500만 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정부는 앞으로도 절약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 적자가 있지만 홈리스 숫자 감소, 폭력 범죄 하락, 각종 민원 서비스 해결 측면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행정을 펼쳤다고 배스 시장은 자평했다.     지난해 LA시 내 총 4만6260명으로 집계된 홈리스는 올해 3만여 명이 인사이드 세이프 등 프로그램을 통해 임시 숙소로 이동해 그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 과정에서 무려 50만 파운드의 쓰레기를 치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가온 2026년 잉글우드 월드컵과 2028년 올림픽을 성공리 치러 더 많은 성과를 안아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시장은 또 “지난해 말까지 1년 동안 10만여 건의 민원을 해결했으며 이중에는 대형 쓰레기 처리가 6만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며 “이와 같은 대민 서비스는 앞으로도 관내 311번호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처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은 15일 오전 101 프리웨이에서 시민을 구하다 사고로 순직한 소방관 훈련생 제이콥 푸에르테와 그의 가족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홈리스 예산 홈리스 숫자 홈리스 구제 연간 예산

2024-04-15

가주 홈리스 구제에 3억불 추가로 투입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내년에 총 3억 달러가량의 비용을 홈리스 구제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지사실은 2021년부터 총 4억1500만 달러의 비용을 해당 업무에 배정해왔으며 내년에도 이와 유사한 수준인 2억9900만 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해당 비용에 대해 주지사실은 2021년 6월부터 총 5600여 개의 홈리스 캠프를 철거하고 이들이 임시 숙소로 이동하도록 도왔다고 설명했다.     주 정부 산하 홈리스 지원사무국(Cal ICH)은 현재 각 시 정부와 카운티, 비영리 단체로부터 기금 신청서를 접수받고 있다. 접수 마감은 내년 6월 30일이다.     한편 해당 주 예산의 투입이 그 효용성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 매체인 LAist는 LA카운티와 LA시가 지난해 8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홈리스 구제에 투입했지만 실제로 이들이 영구 숙소보다는 다시 길거리로 나갔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배스 시장의 임기 1년 동안 총 1만8792명의 홈리스를 임시 숙소로 옮겼지만 이중 다시 영구 숙소로 옮긴 경우는 3200여 명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추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대부분이 다시 길거리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LA홈리스서비스국(LAHSA)은 길거리로 복귀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은 상태이며 향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관련 수치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홈리스 구제 홈리스 구제 홈리스 캠프 임시 숙소

2023-11-28

홈리스 구제한 숫자만 있고 거리로 돌아간 통계는 없다

지난해 취임과 함께 1년 안에 길거리 홈리스 1만7000명 구제하겠다던 캐런 배스(사진) LA 시장의 공약은 실현됐을까.   취임 1년을 한 달 가량 앞둔 시점에서 과연 그의 약속은 어느 정도 실현됐는지 얼마나 많은 세금이 쓰였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사안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약속으로서 뿐만 아니라 시정부차원에서 효과적인 세금 투자로 홈리스 구제라는 지상과제의 해결 여부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실에서 지난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총 1만8792명이 ‘인사이드 세이프’를 포함한 각종 임시 프로그램을 통해 임시 거처에 수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동시에 328명이 영구 숙소로 옮겼다는 것이 시청 측의 통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시 주거 프로그램 혜택을 받은 홈리스들 중 상당수가 다시 길거리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임시와 영구 주택을 한 명이 거쳤다면 중복 집계됐을 수 있으며, 텐트촌 철거 작업이 진행됐지만 새롭게 인도를 점거하는 텐트는 곧바로 인근 거리에 생겨났기 때문이다. 또한 인사이드 세이프를 통했지만 영구 주거지로 옮긴 기록이 없다면 필시 길거리로 향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A홈리스서비스국은 지난 10월27일까지 인사이드 세이프만을 통해 구제된 노숙자가 1682명이고 이중 190여 명이 영구 주거지로 향했다고 최근 밝혔다.     서비스국은 구제된 1682명 중 최소 153명이 다시 홈리스 생활로 돌아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의 신빙성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수치상의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재생된’ 홈리스 숫자를 어떤 방식으로 집계하고 해결할지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이들이 대부분 다시 길거리로 돌아갔다면 결국 홈리스 구제는 실패라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들어간 비용은 얼마나 될까. 시청이 지난 9월 말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인사이드 세이프 등 홈리스 구제에 소요된 비용은 총 8120만 달러다. 지난 9월 다운타운 인근 메이페어 호텔을 매입했으며, 건물 가격 이외에 부대 시설 리모델링에만 5300만 달러를 썼다. 연방 긴급 하우징 바우처도 3300여 장 활용했다.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 시민들을 위해 제공된 해당 바우처는 대부분 홈리스들의 ‘잠깐 휴식’을 위해 쓰였다. 시청은 이후 추가로 1882장을 더 발급했지만 역시 지역 주민들보다는 홈리스의 혜택이 됐다.   시장실의 공식 통계는 내달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새로운 숫자와 계획들이 담기겠지만 실제 길거리에서 구제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홈리스가 일정 기간 후 다시 길거리로 향했다면, 동시에 새롭게 홈리스가 된 시민들의 숫자가 정확히 파악되지 못한다면 공약이 이행됐다고 하긴 어렵다.   오늘도 한인타운 등 LA 거리 곳곳에는 텐트촌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어 시민들의 ‘홈리스 체감’은 여전하다. 배스 시장은 9일 전국에서 홈리스 대처 방안을 토론하기 위해 모인 시장들 앞에서 LA의 선례를 소개하고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해당 약속 이행 여부를 꼼꼼히 분석하는 작업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홈리스 약속 홈리스 구제 길거리 홈리스 홈리스 숫자

2023-11-08

배스 "타운서 100여명 홈리스 구제"…버질중학교 주변 텐트촌 정리

캐런 배스 LA 시장실이 한인타운 북쪽 버질 중학교 인근에서 총 100여 명이 넘는 홈리스들을 구제했다고 밝혔다.   시장실 관계자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지역 네 곳의 주요 홈리스 캠프촌에 대해 임시 숙소로 옮기는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젝트를 가동해 정화작업 등을 진행했으며 통행과 안전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은 라틴계 주민들 주거지와 상업지역으로 팬데믹 기간부터 대규모 홈리스 텐트가 들어서 주민들의 제보가 빈번했던 곳이다. 〈본지 9월 13일자 A-3면〉     배스 시장은 “행정명령에 따라 카운티 정부와 손잡고 이번 일을 해낼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해당 지역 시의원, LA통합교육구와 공조해 지속적인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번 한인타운의 홈리스 정화 작업은 시 전역에서 28번째로 기록됐으며 시 당국은 최근까지 1600여 명을 인사이드 세이프를 통해 임시 숙소로 옮겼다고 전했다.     배스 시장의 가장 큰 프로젝트로 꼽히는 인사이드 세이프는 단순히 홈리스를 숙소에 옮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신 건강, 약물치료, 보건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을 통하는 구제 프로그램이다.   최인성 기자[email protected]홈리스 텐트촌 홈리스 구제 배스 타운 대규모 홈리스

2023-10-13

[중앙칼럼] 미봉책에 머물고 있는 ‘홈리스 대책’

홈리스 구제 정책에 대한 회의론은 처음부터 짙게 깔렸었다. 가족과 전통, 명분을 중시하는 한인들 생각에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먼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혹은 그 이후의 가난한 시절을 경험했던 한인 1세들이 보기에 LA 길거리의 홈리스는 ‘자본주의 전쟁통’, 즉 이 시대 미국의 ‘생존 게임’에서 살아남거나 버티지 못한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판단한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길거리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인종을 망라한 것이며 요즘처럼 게임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규모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두 번째로 가족의 붕괴다. 영화 기생충에서 우리가 놀란 것은 장맛비에 잠기는 주인공 집이 아니라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온 가족이 부잣집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생계를 위해 50원짜리 피자 박스를 접고 온갖 거짓말을 하면서도 이들은 가족의 울타리를 지켰다. 하지만 LA 길거리 홈리스는 가족의 붕괴를 경험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LA카운티에서 1년에만 2000여 명이 무연고 사망 처리되는 것을 보면 가족의 테두리가 얼마나 약해진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 번째 이유가 이를 뒷받침한다. 개인적인 삶의 포기다. 포기는 나태를 불러오고 절망을 데려온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약물을 불러오고 거듭된 약물은 중독으로 이어진다. 대부분의 홈리스가 이런저런 약물에 의존하며 건강이 악화되고 회생에서 멀어지고 있다. 악순환이다. 상황이 이렇게 2~3년 흘러가면 가족들도 완전히 떠나고 막다른 골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증가하는 홈리스들을 위해 손을 쓸 수 있는 곳은 세금을 사용할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이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취임 직후 ‘길거리 시민’이 매일 6명씩 죽어가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내 두 번째 규모의 도시(그것도 ‘천사의 도시’)에서 굶거나 약물에 취해 사망하는 사람들이 매일 나온다면 시장은 뭐 하는 사람이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수십억 달러의 세수입이 동원되고 홈리스 부서에 전문가들이 차출돼 정책과 집행 방식을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호텔을 매입해 임시 거처로 사용하고 의료, 행정 서비스도 제공됐다. 아직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홈리스 숫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시청 관계자들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홈리스 양산의 깊은 뿌리에는 자본주의 생존 게임이 있다. 가장 자본주의스러운 미국이 가장 사회주의적인 방식, 즉 집단의 갹출을 통해 마련된 자금을 특정 그룹의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택해 생존 게임의 후폭풍을 막아보려는 것 자체가 생경하다고 말하면 시 공무원들의 기를 죽이는 일이 될까.     시장은 임기 1년 안에 수천 명을 길거리에서 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언론들은 오는 12월 시장 취임 1년을 맞아 홈리스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를 찾아내 책임을 추궁하는 보도를 이어갈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생존의 게임도 언급할 것이다. 투여된 세금 액수도 정확히 찾아내 1인당 얼마가 들어갔는지 셈을 할 것이다.     배스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줄곧 시장직이 ‘마지막 공직’이라고 언급해왔다. 그래서 부담 없이 자신 있게 일을 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에게 묻게 될 시간이 다가온다. 근본적인 게임의 법칙을 무시하고 엄청난 세금을 투입한 것이 성급한 투자는 아니었는지, 홈리스를 위한 구제 노력이 누군가 다른 시민들의 권리와 이해를 앗아간 것은 아닌지, 끊이지 않을 홈리스 문제에 ‘숙소 마련’이라는 미봉책으로만 접근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     어려운 주민을 돕는 행정은 필요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배제하고 접근한다면 문제의 씨앗은 다른 곳에서 다시 싹을 틔울 것이다. 최인성 / 사회부중앙칼럼 미봉책 홈리스 홈리스 구제 홈리스 양산 홈리스 숫자

2023-08-23

13억불 들이고도 홈리스 계속 증가…홈리스서비스국 전수조사

LA시와 카운티 정부의 노력에도 관내 홈리스의 숫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월 사실상 전수조사 형식으로 진행된 LA시와 카운티의 홈리스 인구 전수조사결과 그 숫자가 전년 대비 10% 가량 늘어났다고 당국이 29일 밝혔다. LA시는 총 4만6260명으로 나타나 지난해보다 10%, LA 카운티는 총 7만5518명으로 9% 늘었다.   시와 카운티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주무 기관인 ‘LA홈리스서비스국(LAHSA)’이 29일 공개한 통계치에 따르면 첫 조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시와 카운티 내 홈리스 숫자는 2018년을 제외하고 매년 10~13% 상승을 거듭해왔다.   시정부는 그간 구제한 홈리스들이 다시 거리로 나서는 ‘숨바꼭질’ 현상이 우려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텐트촌을 제거하며 인력과 재정을 쏟았지만 현실적으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달초 시정부는 내년 예산의 10%인 13억 달러를 홈리스 구제와 임시 주거지 마련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시정부는 캐런 배스 시장의 취임 100일째를 맞아 총 8726명의 홈리스가 임시 거처로 옮겨졌고, 취임 6개월인 이달초 총 1만4381명이 길거리를 벗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9일 LASHA가 공개한 통계치에 따르면 사실상 구제하는 홈리스 숫자가 새롭게 길거리로 내몰리는 홈리스의 숫자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전임 에릭 가세티 시장 때부터 수억 달러의 행정 비용과 부대 서비스는 물론 신규 세수입 발의안(HHH)을 통해 마련한 13억 달러 등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본지는 배스 시장의 홈리스 비상사태 선포 6개월을 맞은 이달초 홈리스 정책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한인타운내 홈리스 밀집지역은 줄었지만 텐트는 흩어졌을 뿐 큰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워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했다.〈본지 6월13일자 A-1면〉   제니스 한 LA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이날 회견에서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좀처럼 길거리 홈리스 숫자가 줄지 않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내년에 상황이 반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배스 LA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매우 큰 도전이 앞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여러 시정부들과 함께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홈리스서비스국 전수조사 길거리 홈리스 홈리스 숫자 홈리스 구제

2023-06-29

1만4천명 홈리스 구제?…주민들 불편 여전

36%. LA시가 연방과 카운티 자금은 물론 시 발의안으로 거둬들인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어 구해냈다고 밝힌 홈리스들 비율이다. 1만4000여명이면 수치만으로도 괄목할 성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취임 6개월을 맞아 시장이 내놓은 숫자들은 마냥 혁신적인 것일까. 과연 시민들도 공감하는 것인지, 홈리스는 정말 길거리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LA시장실은 13일 오전 취임 6개월을 맞아 언론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홈리스 구제 과정과 전망을 발표했다. 일단 그동안 전체 4만여명(2022년 시정부 추산) 중 총 1만4381명을 길거리에서 구해 임시 숙소로 보냈다고 공개했다.     캐런 배스 시장은 “취임 100일째 최종 업데이트 안 된 것이 더해지면서 숫자가 커졌다”며 “이는 한 해 전인 2021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의 수치와 비교하면 무려 27.9%의 성장”이라고 전했다. 시장은 또 “아직도 여기저기 홈리스들과 텐트가 보이는 것이 현실이지만 결코 그들이 길거리를 선호하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동시에 시청 측은 단순히 텐트만 없어지는 것이 목표가 아니며 홈리스들이 다시 거리로 나서지 않게 하려면 정신 보건 서비스, 영구 주거지, 각종 사회보장 혜택을 최대한 빨리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지구에 포함된 한인타운과 관련해서는 내 최근 1개월 동안 두 차례의 캠프촌 철거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레시아 애덤스 켈럼 LA홈리스서비스국(LAHSA) CEO는 “10지구에는 최근 작업이 진행돼 텐트가 확연히 줄었다”며 “매주 두 차례의 시, 카운티, 연방 부서의 회의를 통해 구제 규모와 작업 지역을 선정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철거 작업은 언론에 노출 빈도가 높거나 주민 제보가 빈번한 지역과 장소가 먼저 선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숨바꼭질’이 이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지역구 내 홈리스 숫자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헤더 허트 10지구 시의원실은 모든 자료와 정보는 LAHSA에서 있다고만 답해 다소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를 유기적으로 교환하며 시행정부의 집행을 독려하는 인근 2, 3지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웨스턴 애비뉴와 5가 인근서 소매점을 하는 김현기(60)씨는 “건물 뒤편에 텐트가 몰리면서 결국 홈리스들의 출입이 이어지고 말썽이 생겨 경찰국 등에 연락하지만, 시간만 날리는 것 같다”며 “지역구 담당 직원이 있다고만 들었지 소통은 안 되고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켈럼 CEO는 ‘다시 길거리로 나서는 홈리스 통계는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도 완벽하지 않다. 관내 35개 모텔에 설치된 임시 주거지에서의 이탈은 5% 안팎으로 보고 있다”며 “(홈리스 구제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6개월 동안 쓴 돈이 1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으며 내년 한 해만 13억 달러를 홈리스를 위해 쓸 예정이다. 당장 RV에 거주하는 홈리스들에게는 차량 이동과 지원에 무려 300만 달러를 배정했을 정도다.     이 돈은 ‘신속한 투입’이라는 명목 아래 꼼꼼한 검증 없이 패스트 트랙으로 시의회를 통과하고 있다. 이런 과정은 자칫 배스 시장의 임기 후반 발목을 잡는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 행정부 내부와 익숙한 한 한인 관계자는 “배스 시장실은 ‘우리가 해냈다’는 자기만족에 젖어있을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금이 헛되게 쓰이지 않도록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텐트촌 없애니 블록마다 텐트 최인성 기자홈리스 여전 홈리스 구제 홈리스 숫자 여기저기 홈리스들

2023-06-13

[배스 LA시장 첫 시정연설] '홈리스'만 있고 '비즈니스'는 없었다

최초 여성 시장으로 취임 5개월째를 맞이한 캐런 배스(사진) LA시장이 17일 첫 시정 연설을 통해 그동안의 행정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가족과 지지자, 카운티 수퍼바이저와 시 검사장, 감사, 시의원 등 총 300여 명이 회의장을 가득 채운 채 생중계된 이번 연설의 핵심과 과제를 진단한다.   ▶“1000명 구했다” 치적 자찬       배스 시장은 취임 후 총 2억5000만 달러를 들여 ‘인사이드 세이프’ 프로젝트를 통해 총 1000여 명을 길거리에서 구해냈다고 소개했다.     동시에 시장실은 예산안을 통해 홈리스 구제와 주거 공간 마련에 발의안 HHH를 통해 만들어질 13억 달러를 7월까지 지속 투입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모텔과 호텔을 빌려 쓰지 않고 아예 구매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시행정부의 당면 최대 목표가 ‘홈리스’ 문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후변화 대처로 ‘빗물확보’     시장은 연이은 폭풍으로 280억 갤런의 식용수를 확보했으며 이는 시정부가 지속해서 투자한 인프라가 만든 성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연이은 가뭄에 밴나이스의 정화 시설의 규모와 효력도 시정부의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 시설들은 배스 행정부의 치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오히려 이들 시설을 지속해서 관리할 조직과 비용을 밝혔다면 더 진일보한 계획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즈니스 대책’ 아쉬움     홈리스 텐트, 저소득층 주거, 약물 중독, 낙서 등에 대한 대책과 걱정을 담아 ‘새로운 LA’를 만들겠다고 제시했지만 소수계 서민들이 포진한 스몰비즈니스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없었다. 사실 시정부가 구호에 관심을 보여야 할 분야는 고용 유지와 창출의 핵심인 스몰비즈니스인데 파산과 폐업이 늘고 있는 업주들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 연설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이다.     유일하게 한인사회에서 시의회에 초대받아 연설을 경청한 앨버트 장 LA 한인상의 회장은 “연설 내용에 한인 업주와 비즈니스들이 관심을 가질 소재들이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경제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소개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공권력 강화 … 반론 대책은?     시장은 경찰국에 다양한 인종 구성을 포함해 병력 증강을 핵심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달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시장은 홈리스 문제 다음으로 공공안전을 중요한 아젠다로 꼽았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두 사안이 연결된다고도 설명했다. 내용 면에서도 비무장 병력의 응급상황 대처 등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을 제안했다.     하지만 최근 경찰력 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관내에서도 적지 않았고, 지난 선거에서 당선된 진보성향의 시의원들도 여전히 이를 경계하고 있어 추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배스 LA시장 첫 시정연설 비즈니스 홈리스 홈리스 텐트 홈리스 구제 비즈니스 대책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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